일본 필름 사진 사이트 FilmFocus 가 두 번째 설문 결과를 냈다. 응답 1,337명. 전년 802명에서 67% 늘었다. 여기서 널리 퍼진 한 줄은 이것이다. 코닥이 후지를 앞섰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한 줄만 보면 반대로 읽게 된다.
순위는 바뀌었고, 둘 다 줄었다
지난 1년간 그 브랜드 필름을 썼느냐는 물음에 코닥 71%, 후지 68% 가 그렇다고 답했다. 전년에는 후지 84%, 코닥 81% 였다.
후지가 16%p, 코닥이 10%p 빠졌다. 코닥은 덜 잃었다. 맨 위 그림에서 두 선이 가운데서 엇갈리는 모양이 이 설문의 실제 그림이다.
여기에는 응답자가 늘어난 것도 섞여 있다. 802명에서 1,337명으로 표본이 커지면 새로 들어온 사람들의 취향이 비율을 흔든다. 같은 사람들을 두 번 조사한 결과가 아니다.
그런데 쓰는 양은 그대로다
브랜드 비율이 흔들리는 동안 소비량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 구분 | 2024 | 2025 |
|---|---|---|
| 35mm 사용자 연평균 | 13.7롤 | 13.9롤 |
| 120 사용자 연평균 | 6.9롤 | 7.0롤 |
한 해에 열네 통. 한 달에 한 통을 조금 넘긴다. 이 숫자가 두 해째 같은 자리에 있다.
덜 찍는다고 답한 사람들의 62% 가 이유로 가격을 꼽았다. 그런데 전체 평균은 안 떨어졌다. 누가 그 자리를 채웠을까.
줄인 사람과 들어온 사람
설문은 경력으로 나눠 물었다. 답이 아주 깔끔하게 갈린다.
1년 미만은 절반 가까이가 더 찍었다고 답했다. 줄였다는 쪽은 6% 뿐이다. 10년 넘게 찍어 온 사람들은 반대다. 40% 가 줄였다고 답했고 늘렸다는 쪽은 15% 다.
구간을 따라 내려가면 파란 칸이 49, 40, 31, 21, 15 로 줄고 붉은 칸이 6, 11, 26, 32, 40 으로 는다. 한 칸도 어긋나지 않는다.
가격에 반응하는 방식도 설문에 나온다. 자주 쓰는 필름 몇 가지로 좁히고, 값싼 스톡을 집어 오고, 일부는 집에서 직접 현상한다. 오래 찍은 사람일수록 이 조정을 먼저 한다.
그러니까 평균이 유지된 것은 시장이 건강해서가 아니다. 오래 찍던 사람이 빠진 만큼 새로 들어온 사람이 채웠다. 같은 숫자 안에서 사람이 바뀌고 있다.
현상소를 고르는 기준
촬영 이후의 경험도 물었다. 현상소를 고를 때 무엇을 첫째로 보느냐는 물음이다.
| 현상소 선택 기준 | 1순위로 꼽은 비율 | 평균 순위 |
|---|---|---|
| 현상 · 스캔 품질 | 41% | 2.2위 |
| 가격 | 24% | 2.6위 |
| 거리 · 위치 | 20% | 3.6위 |
| 완성까지 걸리는 시간 | 8% | 3.6위 |
| 서비스 종류 | 4% | 4.2위 |
| 입소문 · 지인 평가 | 3% | 4.8위 |
품질이 가격의 두 배 가까이 앞선다. 필름값이 비싸다고 답한 사람들이 현상소만큼은 싼 곳으로 가지 않는다. 필름을 고르는 일보다 맡기는 곳을 고르는 일이 결과를 더 크게 가른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은 어떤가. 우리 카탈로그에 올라 있는 현상소 92곳을 그대로 집계해 봤다.
| 35mm 컬러 | 공개한 곳 | 중앙값 | 가장 싼 곳 | 가장 비싼 곳 |
|---|---|---|---|---|
| 기본 현상 + 스캔 | 88곳 | 6,000원 | 3,000원 | 20,000원 |
| 고화질 스캔 | 31곳 | 9,000원 | 6,000원 | 18,000원 |
기본 현상 가격이 가장 싼 곳과 비싼 곳이 여섯 배 넘게 벌어진다. 고화질 스캔을 따로 내놓은 곳은 31곳뿐이다.
눈에 띄는 것은 따로 있다. 92곳 중 스캔 해상도를 밝혀 놓은 곳이 39곳이다. 절반이 안 된다. 품질로 고르라는데 정작 무엇을 받는지 알 수 없는 상태로 맡기게 된다.
집계 기준
- 5ft.mag 현상소 카탈로그 92곳의 공개 가격표를 그대로 모았다
- 가격을 밝히지 않은 곳은 계산에서 뺐다. 그래서 항목마다 모수가 다르다
- 평균이 아니라 중앙값이다. 한두 곳의 높은 값이 전체를 끌어올리지 않게 했다
- 가격은 바뀐다. 현상소 페이지에서 최신 값을 확인하시기 바란다
다음 숫자는 우리가 만들 차례다
일본 설문이 부러운 대목은 코닥과 후지의 순위가 아니다. 두 해치 데이터가 쌓여 변화를 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에게는 현상소 92곳의 가격표가 있다. 독자가 한 해에 몇 통을 찍는지, 무엇을 보고 현상소를 고르는지는 아직 모른다. 그건 물어봐야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