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반사식 카메라를 손목에 채운다는 말은 농담처럼 들린다. 그런데 스케치를 보면 농담이 아니다."
Artra 가 9월 2일 자사 인스타그램에 CAMERA DUAL ROLLEIFLEX 를 공개했다. 롤라이플렉스 이안 반사식 카메라를 본뜬 손목시계다. 처음에는 연필로 그린 설계 스케치 한 장뿐이었는데, 그 사이 실물이 전시대에 올랐다.
회사가 밝힌 것은 세 가지다. 100개 한정, 가격과 정식 출시는 10월 말 발표, 그리고 롤라이 상표권을 가진 독일 RCP Technik Verwaltungs-GmbH 의 라이선스를 받았다는 것. 중개는 홍콩의 Forkids (HK) Promotion 이 맡았다.
실물은 이렇게 나왔다
실물은 9월 12일 홍콩에서 열린 시계 박람회에서 시계 매체 Quill & Pad 가 사진과 함께 전했다. 전시된 두 점은 스테인리스 케이스에 검은 다이얼을 얹었다. 스트랩은 흰 가죽과 검은 가죽 두 가지다. 큰 다이얼 두 개를 위아래로 놓고, 그 둘레에 작은 보조 다이얼 네 개를 사방으로 배치했다. 상단의 ROLLEIFLEX 명판은 스케치 그대로 붙어 있다.
전시대 앞에는 둥근 거울을 비스듬히 세워 두었다. 케이스 뒷면을 함께 보라는 배치다. 뒤로는 진짜 롤라이플렉스 두 대가 서 있는데, 시계의 다이얼 두 개와 카메라의 렌즈 두 개가 같은 높이에서 마주 본다.
손목에 올려 보면 크기가 먼저 읽힌다. 케이스가 손목 폭을 거의 채운다. 옆면에는 세로 홈을 촘촘히 냈는데, 실제 롤라이플렉스의 측면 마감을 옮겨 온 자리다. 왼쪽으로는 크라운과 작은 레버가 튀어나와 있다.
무엇을 옮겼나
스케치에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이얼 두 개다. 큰 원 두 개가 위아래로 놓여 있고, 그 배치가 롤라이플렉스의 촬영 렌즈와 뷰잉 렌즈를 그대로 따른다. 회사는 "회전하는 디스크 하나하나와 각인된 배지가 필름 사진의 기계적 낭만에 바치는 헌사" 라고 적었다.
세부는 더 노골적이다. 케이스 왼쪽 모서리에 ROLLEIFLEX 명판이 붙어 있는데, 실제 카메라의 전면 배지와 같은 자리다. 아래쪽 다이얼 테두리에는 FRANKE & HEIDECKE GERMANY 가 둘러 새겨져 있다. 롤라이플렉스를 만든 회사 이름이다. 실물 카메라에서는 뷰잉 렌즈 둘레에 들어가는 문구이기도 하다. 두 다이얼 사이 좁은 면에는 ARTRA DESIGNS 가 세로로 적혀 있다.
스케치의 배경에는 치수선과 보조선이 흐리게 깔려 있다. 제품 사진 대신 설계 도면의 얼굴로 먼저 내보인 셈이다.
Artra 라는 곳
Artra Lab 은 2018년 홍콩에서 시작했다. 사진가와 건축가, 제품 디자이너가 모여 차린 곳이고 그동안 렌즈와 사진 주변 기기를 만들어 왔다. Similar 35mm f/1.4 처럼 옛 설계를 되살린 수동 렌즈가 그쪽 일이다. 시계 쪽은 2025년에 ARTRA DESIGNS 라는 이름으로 따로 열었다. 브랜드가 내세우는 말은 Art, Random Adventure 다.
앞서 나온 Camera One
Camera One 을 보면 이번 롤라이플렉스 시계가 어디서 나왔는지 짐작이 간다. 여기서는 다이얼 자체가 렌즈의 조리개다. 왼쪽 위 크라운을 돌리면 조리개 날이 열리고 닫히고, 날이 벌어지면 그 아래 깔린 반투명 필름이 드러난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그렇다. 셔터와 헷갈리기 쉬운데 움직이는 것은 조리개 쪽이다.
베젤에는 서니 16 법칙을 얹었다. ISO 와 조리개, 셔터 속도를 서로 맞춰 보는 눈금이다. 노출계가 들어 있다는 뜻이 아니라, 종이 노출표를 손목에 옮겨 놓은 쪽에 가깝다. 케이스 옆면에는 피사계심도 눈금이 새겨져 있다.
뒷면이 재미있다. 로터에 에드워드 머이브리지의 「Horse in Motion」 을 새겼다. 1878년에 달리는 말을 연속으로 찍어 네 발이 모두 땅에서 떨어지는 순간을 증명한 그 사진이다. 사진이 시간을 자르기 시작한 자리를 시계의 회전추에 올려 둔 셈이다.
이번 롤라이플렉스 모델은 그 연장선에 있으면서 한 가지가 다르다. 롤라이 상표를 정식으로 달았다는 점이다. Camera One 이 카메라 일반을 은유했다면 이번에는 특정 기종의 이름과 배지를 그대로 쓴다.
Camera One 은 다섯 가지다
공식 상품 페이지에 올라 있는 것은 다섯 가지다. 케이스 마감과 수량이 서로 다르다.
- SLV 실버. 999개
- DLC Black 다이아몬드상 탄소 코팅. 500개
- RG 로즈골드 색. 99개
- DLC Black Steel Special Edition THE LAVISH ATTIC 과 함께 만든 것. 10개
- Steel DLC Black Special Edition 같은 협업의 다른 조합. 10개
수량은 제품 페이지에 적힌 값이다. 가격과 판매 상태는 접속한 나라와 시점에 따라 다르게 보여서 여기 옮기지 않는다.
사이트에는 WRIST POP 이라는 줄도 있는데 이쪽은 시계가 아니다. 따로 파는 포켓워치를 손목에 차도록 만든 케이스와 스트랩이다.
"100년" 이라는 말
소개문은 "롤라이플렉스 이안 반사식 카메라의 100년 유산을 기린다" 로 시작한다. 여기서 숫자를 한 번 짚어 둘 필요가 있다.
파울 프랑케와 라인홀트 하이데케가 브라운슈바이크에 회사를 연 것은 1920년이다. 롤라이플렉스의 생산은 1928년에 시작됐고 판매는 1929년부터였다. 첫해가 가기 전에 주문이 8천 대 밀렸다. 그러니 2026년 기준으로 회사는 106년, 카메라는 97년이다. 100이라는 숫자는 어느 쪽에도 정확히 맞지 않는다.
기념 문구의 숫자를 곧이곧대로 받을 필요는 없다. 다만 1929년의 카메라를 2026년에 시계로 옮기면서 내세운 연표라면, 독자가 실제 연도를 알고 보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아직 모르는 것
실물이 나왔어도 사양은 아직이다. 케이스 지름과 두께가 얼마인지 나오지 않았다. 두 다이얼은 각각 무엇을 가리킬까? 큰 원 두 개와 작은 원 네 개가 어떻게 나뉘어 시각과 보조 표시를 맡는지 사진만으로는 읽히지 않는다. Camera One 처럼 조리개 날이 움직이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무브먼트를 두고는 미요타 자동 기계에 맞춤 모듈을 얹어 두 개의 원판을 돌린다는 이야기가 시계 커뮤니티에 돌고 있다. 회사가 확인해 준 내용은 아니라 여기서는 그런 말이 있다는 정도로 적어 둔다. 공식 상품 페이지도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100개라는 수량도 곱씹게 된다. Rollei 이름을 단 시계로는 TACS 가 먼저 ATL Rollei 를 냈고 그쪽은 500개였다. 이번 쪽이 다섯 분의 일이다. 가격이 어디에 놓일지는 10월 말에 드러난다.
허리 높이에서 고개를 숙여 들여다보던 카메라가 손목 위로 올라왔다. 들여다보는 각도만 사라진 셈이다.
정리
- 제품 ARTRA CAMERA DUAL ROLLEIFLEX. 롤라이플렉스 이안 반사식 카메라를 본뜬 손목시계
- 수량 100개 한정
- 가격·출시 2026년 10월 말 발표 예정
- 권리 © 2026 RCP Technik Verwaltungs-GmbH. 라이선스 Forkids (HK) Promotion Co., Ltd.
- 공개 2026년 9월 2일, Artra 인스타그램 (@artralab)
- 실물 스테인리스 케이스에 검은 다이얼. 스트랩은 흰 가죽과 검은 가죽 두 가지
- 만든 곳 ARTRA LAB (2018년 홍콩). 렌즈와 사진 주변 기기를 만들어 왔고 2025년에 ARTRA DESIGNS 로 시계를 시작했다
- 먼저 나온 시계 Camera One 다섯 가지. SLV 999개 · DLC Black 500개 · RG 99개 · THE LAVISH ATTIC 협업 두 가지 각 10개. 조리개 날이 여닫히고 베젤에 서니 16 눈금, 뒷면 로터에 머이브리지의 말
- 확인되지 않은 것 케이스 치수, 무브먼트 사양, 두 다이얼의 기능, 국내 유통, 공식 상품 페이지
이 글은 ARTRA 가 공개한 게시물과 공식 제품 자료, 그리고 전시 현장 사진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회사가 밝힌 것과 시계 매체·커뮤니티에서 나온 말은 본문에서 구분해 적었다. 상세 사양과 국내 판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10월 말 발표가 나오면 이 글에 보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