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끝난 서울은 무너져 있었다. 그런데 한영수의 카메라에 담긴 서울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전후의 참상과 다르다.

1953년, 한영수는 최전선의 전투를 겪고 돌아왔다. 스무 살 청년이 마주한 도시는 잿더미였다. 그러나 그가 든 카메라에 담긴 서울에는 다른 표정이 있다. 다리를 건너는 여자들, 얼음을 지치는 아이들, 진열창 앞에 선 사람들. 한영수는 무너진 것보다 다시 서는 것을 보았다.

다시 서는 도시

한영수는 1933년 개성에서 태어났다.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며 어려서부터 그림과 사진을 가까이했다. 전쟁이 끝나고 서울로 돌아온 그는 본격적으로 카메라를 들었고, 1958년 리얼리즘 사진 단체 신선회에 들어갔다. 사회를 정직하게 기록하려던 사진가들의 모임이었다.

그가 집중한 시기는 1956년부터 1963년까지다. 청계천과 명동, 한강, 전차가 다니던 거리. 그는 대개 밖으로 나가 변해가는 도시를 찍었다. 카메라 앞의 사람들은 가난했지만 초라하지 않다. 한영수의 프레임 안에서 그들은 각자의 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서 있다.

한영수가 촬영한 1950~60년대 서울의 일상 한영수가 촬영한 1950~60년대 서울의 일상 한영수가 촬영한 1950~60년대 서울의 일상 한영수가 촬영한 1950~60년대 서울의 일상 한영수가 촬영한 1950~60년대 서울의 일상 한영수가 촬영한 1950~60년대 서울의 일상 한영수가 촬영한 1950~60년대 서울의 일상 한영수가 촬영한 1950~60년대 서울의 일상 한영수가 촬영한 1950~60년대 서울의 일상 한영수가 촬영한 1950~60년대 서울의 일상 한영수가 촬영한 1950~60년대 서울의 일상 한영수가 촬영한 1950~60년대 서울의 일상 한영수가 촬영한 1950~60년대 서울의 일상 한영수가 촬영한 1950~60년대 서울의 일상 한영수가 촬영한 1950~60년대 서울의 일상
한영수가 담은 서울, 1956~1963. 다리 위의 여자들, 시장, 강가, 골목의 아이들. 이미지 ⓒ 한영수문화재단 hanyoungsoofoundation.org

광고 사진가의 눈

한영수는 기록만 한 사람이 아니다. 1950년대 말부터 광고 사진을 찍었고, 1966년에는 한영수사진연구소를 열었다. 한국 광고와 패션 사진의 선구자로 꼽히는 이유다. 이 이력은 그의 거리 사진에도 그대로 배어 있다. 빛과 그림자를 나누는 감각, 화면을 기하학으로 정리하는 구성. 그의 사진이 단순한 옛날 기록을 넘어 지금 봐도 세련되게 읽히는 건 이 설계 감각 때문이다.

뒤늦은 재발견

눈 내린 한강 철교 앞에 카메라를 들고 선 한영수.
눈 내린 한강 철교 앞의 한영수. 그는 계절과 날씨를 가리지 않고 도시로 나갔다. 이미지 ⓒ 한영수문화재단 hanyoungsoofoundation.org

살아 있는 동안 그의 이름은 한국 밖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1999년 세상을 떠난 뒤, 딸 한선정이 한영수문화재단을 세워 필름과 인화를 정리하고 세상에 내놓기 시작했다. 평가는 빠르게 따라왔다. 국제사진센터(ICP)는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그의 작품을 소장했고, 2017년에는 《Han Youngsoo: Photographs of Seoul 1956–63》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 첫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다. 2021년에는 라이카와 함께 《Unknown City》를 선보였다. 국립현대미술관도 그의 사진을 소장하고 있다.

한 권씩, 다시 세상으로

재단은 그의 방대한 사진을 주제별로 묶어 사진집 시리즈로 내고 있다. 한 사람의 눈이 담아둔 한 시대가 이렇게 한 권씩 세상으로 나온다. 지금까지 다섯 권이 나왔고, 발간 순서는 이렇다.

한영수 사진집 서울, 모던 타임즈 표지 서울, 모던 타임즈Seoul, Modern Times2014
한영수 사진집 꿈결 같은 시절 표지 꿈결 같은 시절Once upon a Time2015
한영수 사진집 시간 속의 강 표지 시간 속의 강Time Flows in River2017
한영수 사진집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표지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When the Spring Wind Blows2020
한영수 사진집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표지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And Life Goes On2025
한영수 신간 사진집 지극히 사적인 표지 지극히 사적인A Private Gaze2027. 5 출간예정

그리고 여섯 번째 책이 준비되고 있다. 《지극히 사적인 (A Private Gaze)》. 거리의 기록 곁에 있던, 조금 더 사적인 시선을 모은 책이다. 2027년 5월 출간 예정. 전쟁이 지나간 자리에서 다시 살아가던 사람들의 얼굴을, 우리는 또 한 번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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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수문화재단

한영수의 사진 아카이브와 사진집 시리즈를 재단 홈페이지에서 더 만나볼 수 있습니다.